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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몰래 다녀온 분당에서 속초까지 자전거 여행
    자전거, Bicycle, Fahrrad 2007. 8. 19. 15:19
    8월5일~6일, 이틀 동안 자전거를 타고 분당에서 양평,홍천,인제, 미시령을 거쳐서 속초까지 갔다.
    원래는 하루만에 속초에 도착하여 밤 11시반의 마지막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오려고 했으나 의외로 힘이 많이 들어서 인제의 모텔에서 자고 6일에 미시령을 넘었다.
    6일 오후 4시반에 속초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오후 8시40분에 도착하여 다시 분당의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 밤 10시15분쯤 집에 도착하여, 예상보다 긴 자전거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은 긴 자전거 여행이 위험하다고 절대 반대하는 아내가 8.5~6까지 이틀 동안 일본 출장을 가는 동안 비밀리에 감행하였다. ^^
    많이 힘들기는 했지만, 훈련소에서 50Km 행군했을 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자전거 여행은 내 페이스대로 쉬고 싶을 때 쉬고 천천히 가고 싶을 때 천천히 갈 수 있었지만, 행군은 내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없었고, 가랭이 찢어지게 빨리 걸어야(거의 살짝 뛰는 수준) 했고, 또 당시 아킬레스건염에 감기기운도 있는 상태에서 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을 때, 훈련생 중에서도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았건만(2001년 12월, 당시 31살) 울음이 복받쳐올랐던 기억이 난다.

    구간 거리 여행시간 순수주행시간 여행평속 주행평속
    분당->인제
    153.7 Km
    14시간12분
    N/A
    10.8 Km/h
    N/A
    인제->속초
    55.3 Km
    3시간49분
    N/A
    14.5 Km/h
    N/A
    강남고속->분당
    29.9 Km
    1시간25분
    N/A
    21.11 Km/h
    N/A
    238.9 Km
    19시간26분
    12시간15분
    12.3 Km/h
    19.5 Km/h

    * 여행시간: 중간에 쉬거나 식사하고 낮잠 잔 시간이 포함된 것
    * 순수주행시간: 자전거가 움직인 시간만 잰 것
    * 이번 여행의 최고속도는 62.33 Km/h (아마도 미시령에서 다운힐할 때 세운 기록일 듯)

    일찍 잤어야 하는데 지도를 출력하고 하다 보니 거의 12시가 되어서 잘 수 있었다. 새벽 4시40분쯤 일어나서 아내를 분당 수내역에 바래다 주었다. 5시10분에 김포공항행 공항버스를 태워보내고 집에 와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웬지 배가 고파서 일단 라면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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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전날 밤에 알맵으로 분당에서 속초까지 가는 국도를 익히면서 출력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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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챙겨간 짐들이다.
    돌아올 때 입을 옷(밤 9시쯤 속초터미널에 도착하면 사우나를 하고 옷갈아입고 고속버스 타려고 했었다)
    물백, 게제스크림, 락(혼자하는 여행이어서 잠시 화장실 갈 때라도 자전거를 잠그기 위함)
    썬크림, 구급약들(사진에는 안보임), 방수방풍자켓, 수건
    오이 2개, 빵 조금, 팔토시, 다리토시, 휴지, 물휴지, 카메라, 지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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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앞 공원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이때가 오전 7시10분. 원래 6시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아침 식사하고 짐 챙기고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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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내역에서 분당 탄천을 따라서 북쪽으로 가다가 야탑역 근처(만나교회)에서 오른쪽으로 빠졌다. 이렇게 가다보면 탄천이 끝나는데, 거기서 부터 3번 국도에 진입하여 열심히 달렸다.
    갈마터널 입구에 도착하였다. 터널은 갓길이 거의 없고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워낙 커서 좀 무섭다. 다행히 터널이 500미터 이내로 짧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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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마터널 입구: 11.64Km, 7시58분 (0:48)


    3번 국도로 가다가 45번 국도로 바꿔타고 북쪽(하남방면)으로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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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 국도에서 45번 국도로 빠지기 1Km 전의 안내표지판. 15.64Km, 8시7분 (0:57)


    3번 국도에서는 45번 국도의 남쪽 방향으로만 진출로가 있다. 따라서, 일단 45번 국도로 빠져나와서 1Km 쯤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첫번째 사거리에서 유턴을 하던가, 건널목을 건너서 북쪽(하남방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유턴이 위험한 것 같아서 건널목을 건넜다.

    하남, 팔당 방면으로 계속 가다가 퇴촌으로 빠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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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판을 잘 보고 팔당,퇴촌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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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39분, 24.68Km (1:29)


    우회전 하려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삶은 보금자리"라는 "나눔의 집" 안내판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항상 TV에서만 들어오던 나눔의 집. 잠시 그 할머니들을 생각해보았다. 내가 언젠가 이 할머니들을 직접 뵐 날은 있을까. 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는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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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촌 방향으로 빠지자 마자 보이는 운치있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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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에서 의외로 힘들었던 것은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이었다. 퇴촌방향으로 진입해서 금방 만난 오르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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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도의 갓길은 대체로 무난했다. 그러나 아래 사진처럼, 갓길도 아스팔트로 된 곳은 괜찮지만, 오른편의 밝은색으로 된 부분(콘크리트?)은 사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상당히 울퉁불퉁하다. 이번에 일부러 자전거 타이어를 1.75짜리 로드용으로 바꿨더니 노면의 충격이 훨씬 잘 전달되어서 항상 갓길에서도 평탄한 아스팔트 부분으로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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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동교에서 본 경안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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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동교에서 기념으로 한 장. 겨우 30Km 정도 왔는데, 생각보다 지치는 느낌이 들었다. 잠이 충분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그나마 이때까지는 비교적 예상했던 평속이 나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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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동교는 갓길이 상당히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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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일찍 피곤하고 1시간 늦게 출발한 덕에 퇴촌 근처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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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9시47분, 33.65Km (2:37)


    타이어 튜브 교체
    어제밤 2.0짜리 산악용 타이어를 1.75 짜리 맥시스 로드용 타이어로 교체하였다. 그리고, 동네의 MTB 가계에 가서 타이어 공기압까지 확인하고 왔었다. 그런데, 아침에 출발하려고 보니 뒤타이어의 바람이 거의 다 빠져있었다. 안그래도 출발시간이 늦었는데 타이어가 펑크났나 싶어서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혹시 펑크가 아니고 내가 타이어 바람 넣는 곳을 꽉 조이지 않아서 바람이 빠진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이서, 일단 바람을 넣어주었다. 그랬더니 한참동안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침 먹고 다시 출발하였는데, 영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는 것 같아서 뒤 타이어를 보니 바람이 많이 빠졌다. 아무래도 펑크인가 보다. 그래서, 도수3리에서 타이어 튜브를 교체하였다. 다행히도 여분의 타이어 튜브를 갖고 갔었다. 교체하는데에는 15분쯤 걸린 것 같다. [34.55Km 지점, 다시 출발 10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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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보네 바베큐. 작년 이맘때쯤 지금은 퇴사한 김용석 과장이 가자고 하여 왔었던 곳이다. 1미터가 넘는 쇠꼬챙이에 꽂힌 고기를 손님이 구매하여 화로에 가서 직접 구워먹는 독특한 방식의 고기집이었다. 언제 다시 꼭 와보고 싶었는데, 그날은 그냥 힐끗보고 지나갔다.
    털보네 셀프 바베큐


    아래 사진의 3거리에서 홍천,횡성 방향의 88번 국도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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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36분, 40.46Km, (3:26)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88번 국도로 접어든지 얼마되지 않아서 바탕골예술관이라는 곳을 만났다. 언제 아내와 함께 와봐야겠다는 생각에 사진 한 장만 찍고 바로 다시 출발하였다.
    바탕골 예술관

    88번 국도는 갓길이 좁은편이다. 가끔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계속 양평,홍천 방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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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42분, 42.15Km (3:32)


    비를 피해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으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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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88번 국도(지방도라고 해야 하나..)를 따라가다가 양근대교를 건너려고 했는데, 양근대교가 아닌줄 알고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바로 다음 다리인 양평대교를 건너서 양평읍인지 양평시인지를 통과하다 보니 비가 그쳤다. 어느 자동차 정비소에 멈춰서 방풍자켓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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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63Km, 11시56분


    핸들바에는 왼쪽부터 LED 깜박이, 속도계 2개(왼쪽은 거리, 오른쪽은 시간 보기 용), P4 LED 전조등, 카메라(Canon 850IS).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진 찍을 것이 보이면 오른손을 카메라 가방의 똑닥이를 간단하게 빼서 촬영하고 다시 넣어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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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6번국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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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45Km, 12시2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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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국도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들

    역시나 6번 국도도 끊임없이 오르막 길이 나타난다. 잠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평지로 좀 달려주면 좋으련만, 금방 오르막 길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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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서 6번 국도에 진입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용문 휴게소에서 쉬었다.
    이번에 속초까지 여행하면서 종종 만나기도 하고 미시령을 같이 넘은 분들을 이 휴게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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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86Km, 12시41분 (5:31)


    잠이 부족해서인지 자전거 타고 가다가도 졸음이 왔다. 그럴 때엔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10분 정도씩 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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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12Km, 13시39분


    얼마 가지 않아서 용머리 휴게소에서 또 쉬기도 했다.[74.7Km, 13시47분, 2시3분 출발]
    이렇게 자주 쉬다가는 계획대로 오늘 안에 속초에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힘을 내기 위해서 홍천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밥 먹고 20분 정도 업드려 자기도 하고, 아무튼 1시간이 넘도록 휴게소에서 기운을 내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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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74Km, 14시30분~15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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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직도 홍천이 13Km나 남았다니. 인제는 67Km나 남았고, 인제가 그렇게 먼 곳이던가.
    아무래도 홍천까지만 가고 홍천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서울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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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26Km, 15시54분 (8:44)


    서울<->속초 자전거 여행기에서 빠짐없이 볼 수 있던 며느리고개터널. 이곳까지 오는 것만 해도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며느리고개 터널

    88.36Km, 16시7분(8:57)


    드디어 홍천에 도착. 속초는 109Km나 남았다는 표지판에 기가 질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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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시24분

    홍천과 인제가 갈라지는 3거리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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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56Km, 16시24분(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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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의 삼거리에서 기념으로 찍은 내 자전거


    아무래도 미시령은 한 번 넘어보고 싶으니, 홍천 터미널에서 인제까지 버스를 타고 간 다음, 인제부터 다시 자전거를 타고 미시령을 넘으면, 그날 밤 23시30분에 예매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대략 지도를 보고 인제 방향으로 조금 가다가 보면 홍천터미널로 가는 표지판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오른쪽 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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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로 가는 국도


    그런데, 교통표지판에 홍천터미널로 가는 표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냥 홍천을 지나쳐버리게 되었다.
    아~ 이걸 어쩐다.
    아까 용문 휴게소에서 만난 분이 홍천과 인제 사이, 그리고 인제와 미시령 입구 사이에는 잘 곳이 없으니 상황 봐서 미시령을 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인제에서 자고 다음날 미시령을 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를 해주셨다. 그래서, 일단은 인제까지 젖먹던 힘 발휘해서 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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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의 논 가운데 교각들이 보인다. 고속도로나 국도를 만드나 보다.


    말고개교차로라는 곳에 도착해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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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파스라는 까페 같은 휴게소가 있었다. 여기서 한 30분 정도 쉬었다. 지도를 보면서 어디까지 왔는지, 정말 인제에서 자야 할지, 아니면 인제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지 등을 고민하였다. 일단은 집에 가는 방향으로 생각하였는데, 인제터미널에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는 서울로 가는 버스편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자던가 해야겠지. 18시21분에 다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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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날도 어두워졌다. P4 LED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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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터널 입구에 도착하였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인제터널만 통과하면 곧 인제시가 나오기 때문에 인제터널을 만나니 반가왔다. 여기까지 오는데 지쳐있다 보니 겨우 2,30분 가다가 쉬곤 했다. 게제스 크림을 발랐지만 새로운 안장에 적응이 안되어서 엉덩이가 많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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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9.89Km, 20시45분


    인제터널을 빠져나오자 곧 인제로 빠지는 표지판이 나왔다. 아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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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터미널에 전화를 했더니, 서울행은 없고 속초행도 이미 없다고 한다. 일단은 인제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택시 기사분에게 속초 터미널까지 얼마인지 물어보니 5만원이라고 한다. 5만원 내고 속초 터미널 가서 예약한 23시30분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갈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동화모텔이라는 곳에 가서 물어보니 3만원이라고 한다. 2만원도 아낄겸 내일 미시령도 넘을 겸 자기로 결정하였다.
    모텔 주인아주머니께 자전거가 비싼 거라서 잘 보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여쭈었더니, 자전거를 아예 들여놓을 수 있는 온돌방을 주겠다고 하였다. 방의 느낌은 여관 같았다. 방에서 나와서 근처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빵과 음료수를 사서 들어왔다.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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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6분에 인제에서 출발하였다. 잠만큼 좋은 보약이 없나보다. 무엇을 아무리 잘 먹어줘도 잠을 잘 자고 일어나니, 몸의 컨디션이 정말 많이 회복되었고, 미시령도 충분히 잘 넘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그리고, 몸이 좋은 상태에서 라이딩을 하니, 화창한 날씨까지 아우러져 더욱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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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은 잘 자서 전반적인 몸의 상태와 기분은 좋았지만, 어제 홍천이후부터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한 무릎 근육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아래 사진에서 손가락으로 마사지 해주는 부분이다. 양쪽 무릎이 모두 통증이 있었는데, 오른쪽 무릎의 안쪽 부분이 제일 심했다. 이럴 때 발라줄 파스가 있었어야 하는데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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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양양 분기점에 도착하니 10시49분. 이 분기점에 제법 큰 휴게소가 있었고, 24시간 찜질방도 있었다. 어제 힘이 조금만 더 남아있고 찜질방이 있었는지 알았다면, 돈을 아끼기 위해서 이곳에 와서 자지 않았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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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분기점에서 미시령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니 좁은 국도가 나왔다. 차들이 자전거를 앞질러 가기에 도로가 좁아서, 반대편에 차가 없을 때 앞질러 가야 했다. 그러다 보니 내 뒤로 차들이 늘어서 있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무릎이 좀 아팠지만 속도를 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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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 40Km 남은 지점: 167.47Km, 10시50분 (14:55)


    미시령 가는 국도에서는 멋진 경치들이 많았던 것 같다. 종종 갓길이 넓은 곳에서 무릎 마사지를 위해서 쉬면서 경치도 촬영하였다. 사진 촬영을 하다가 양평의 용문 휴게소에서 만났던 2분을 또 만났다. 그래서 같이 라이딩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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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라이딩 하게 된 2 분 중 한 분은 10년전부터 자전거를 타셨는데, 다운힐을 주로 하시다가 최근에 XC를 다시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속초 코스는 거의 10년전부터 몇번 경험이 있으시다고 하였다. 같이 오신 분은 회사 후배이신가 본데, 시작하신지 얼마 안되서 이 긴 코스를 도전하시는 거라고 하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 분은 삼성전자에 다시니는 분이었다.

    이 분이 미시령과 진부령의 갈림길이 있는데 잠시 진부령으로 빠지면 아주 멋진 폭포가 있으니 그것을 꼭 보고 가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미시령으로 향하는 국도에서 진부령으로 잠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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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대로 멋진 폭포가 있었다. 아직 이 폭포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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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령으로 향하는 좋은 국도를 따라서 계속 가면 미시령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우리는 옛길로 가야 하므로 도중에 빠져나와야 한다. 빠져나오면 휴게소가 하나 나타난다. 186.32Km, 12시49분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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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령 고개 입구에 있는 휴게소에서 아래 사진 뒤쪽에 보이는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고 아이스크림도 먹으며 쉬다가 13시28분에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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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88Km, 13시28분에 출발 (16:21)


    미시령 업힐 시작~~
    미시령 터널이 생겨서 이 옛길을 이용하는 차량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안전한 편이다. 반대편에서 내려오던 차들이 멈추거나 속도를 늦춘 후에 나에게 소리질러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 당시는 힘들어서 그 분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거나 감사하다는 답변을 해드릴 수가 없었다. 그냥 겨우 왼쪽으로 살짝 고개 돌려서 인사를 드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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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령 정상에 도착했다. 31분 정도 걸렸다. 잠시 신발 조이느라 멈춘 것을 제외하고 정상까지 3Km는 내리고 싶은 유혹을 잘 떨치고 정상에 왔다. 여기 올라오려고 어제부터 이렇게 고생했던 것이다. 기분이 무지 좋았던가? 뭐 꼭 그정도는 아니고, 했구나라는 작은 기쁨과 이제 고생끝이라는 생각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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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힐하면서는 사진을 한 장도 찍지 못했다. 40~60Km/h 속도로 내려가는 것도 그렇지만 일행과 함께 보조를 맞춰서 내려가려다 보니 그럴 틈이 없었다. 10Km 이상이 되는 길고 긴 내리막을 재밌고 시원하게 내려왔다. 다음에는 속초에서 미시령으로 업힐을 해봐야 할텐데, 10 Km 이상의 업힐이라.. 매우 힘들 것 같다.

    속초 시내를 일행과 같이 달리다가 나는 속초고속터미널 방향으로 가기 위하여 두 분과 헤어졌다. 두 분은 강릉 경포대로 간다고 했다. 대충 지도를 봐가면서 용케 속초터미널을 찾았다(오후 3시반경). 허름하고 작은 터미널, 여기서 4시40분에 서울 강남고속터미널로 가는 우등고속버스 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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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시30분쯤 도착. 209Km (18:01)


    시간이 남아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다가, 속초 해수욕장에 가서 수영은 못해도 기념촬영이라도 하고 오기로 하였다. 속초 해수욕장에 조그만 방파제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 가서 사진 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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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해수욕장을 나와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터미널 근처에서 칼국수를 먹었다. 칼국수 집을 나오다 보니 칼국수 집 바로 옆에 손세차장이 있었다. 주인 아저씨께 이 자전거에 물을 쫌 뿌려주시는 것이 얼마인지 여쭤봤는데, 그냥 공짜로 자전거에 물을 뿌려주셨다. 지저분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자전거를 씯을 수 있었다.

    그리고, 터미널로 와서 자전거를 짐칸에 넣었다. 3칸 중에서 2칸만 열려 있어서 기사아저씨께 말씀드렸더니 세번째 칸을 열어주셨다. 그리고는 기사 아저씨께서 "이거 문제 있어도 책임 안집니다. 예전에 그냥 짐칸에 누가 자전거를 실었는데, 나중에 도착해서 자전거에 기스가 나니까 이거 천만원짜리 자전거인데 물어내라고 막 그래서 곤란했었다."라고 하시더군요. 거참, 뉘신지 박스나 자전거백에 포장해서 짐칸에 넣은 것도 아닌데 나중에 그렇게 기사 아저씨에게 말씀하시다니... "아저씨, 제 자전거는 100만원도 안하고, 이미 기스가 엄청 많이 나서 더 기스 난다고 아무렇지도 않으니 안심하세요"라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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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원래는 사우나하고 옷도 갈아입은 후에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사정상 그렇지 못했다. 주변분들이 혹시 내 땀냄새에 불쾌하시지는 않으셨을런지 모르겠다. 중간에 휴게소에서도 자전거 쫄바지를 입고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정작 나는 적응이 되어서 그다지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는데, 다른 분들은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닌다고 보시는 것 같았다.(착각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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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는 8시40분쯤 도착했다.
    내려서 자전거 챙기고 다시 배낭 메고, 반포대교 근처의 한강고수부지로 간 후에 또다시 분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버스에서 잘 쉬어서 1시간10분이면 집에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20분 정도 가니까 기운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하고 엉덩이가 아파서 속도를 많이 늦춰서 가야 했다. 게다가, 오른쪽 무릎이 점점 더 아파서 나중에는 오른쪽 발은 아예 클릿에서 빼고 왼발만으로 페달을 돌려서 가기도 했다.
    어쨌튼, 밤 10시15분쯤 집에 도착한 것 같다. ㅎㅎㅎ

    이번에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면서 안장을 새로 샀다. 벨로 젤 카본인데, 이것 덕분에 전립선은 아무리 앉아있어도 아프지 않았지만, 전에 사용하던 스캇 안장보다 딱딱했고 정작 그동안 적응되지 못했던 엉덩이 부분이 아프는 바람에 힘들었다. 어쩌면 안장을 기존 것을 사용했어야 이번 여행에 더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이어를 로드용으로 바꾼 것이 충격흡수가 덜 되게 하여 더욱 엉덩이에 충격이 가해져 아프게 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을 위하여 구매한 토픽의 흙받이는 아주 잘 사용하였다.

    하루만에 속초에 갈 수 있는 짐승이 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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